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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Creamy world (2023)

아트스페이스128 

허가은 개인전 

2023.10.8 - 10.17 

 

ArtSpace128 

Heo Gaeun 

2023.10.8 - 10.17 

 

 

“Creamy World”_ 허가은 Gaeun Heo_ 2023.10.8-10.17

‘Creamy world (크리미 월드)’에서는 모든 것이 크리미하다. (크리미: 크림과 같이 되직한 질감, 물결치는 모양, 꾹 누르면 형태가 변함 등의 속성으로 정의한다) 당신이 입은 드레스는 딸기 생크

artspace128.com


 

 

 

Ribbon landscapes #1-4, 2023, acrylic on canvas, 116.8×91.0cm 

 

 

 

L Butter girl, 2023, acrylic on canvas, 53.0×53.0cm 

R K's dress, 2021, acrylic on Korean paper, 40.0×40.0cm 

 

 

 

Cream cutting, 2022, acrylic on paper, 29.7×42.0cm×9pcs 

 

 

 

L Creamy fragments (Red), 2023, color pencil on paper, 29.7×21.0cm 

R Creamy fragments (Summer), 2023, color pencil on paper, 29.7×21.0cm 

 

 

 

future sleeves, 2020, color pencil on paper, 70.0×80.0cm 

 

 

 

Nao (Head), 2020, acrylic on Korean paper, 110.0×75.0cm 

Karen (Body), 2023, acrylic on Korean paper, 110.0×75.0cm

 

 


‘Creamy world (크리미 월드)’에서는 모든 것이 크리미하다. (크리미: 크림과같이 되직한 질감, 물결치는 모양, 꾹 누르면 형태가 변함 등의 속성으로 정의한다) 당신이 입은 드레스는 딸기 생크림이 되고, 굵게 말린 머리카락은 초콜릿 크림이 된다. 녹지 않고 단단해지고 싶다면, 그림으로써 표현되어라. 얼굴, 팔, 몸통이 사라져도 흔적은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스 장인이 만든 조각상은 2천 년을 넘어 오늘날 미술관에 앉아 있다. 기록 매체가 널려 있는 우리 시대에는 그런 걸작이 아니더라도 오래 남을 수 있다. 즉 기억될 수 있다. 손상된 저 오래된 유물처럼 목과 팔이 없어도, 완전하지 않은 파편 상태라도 괜찮다. 크리미 월드 속에 사물의 조각조각이 많은 이유다.


주름은 파편으로 기억에 남는다. 그림에는 아이돌 의상에서 볼 수 있는 퍼프 소매, 리본 장식 등 주름의 조각이 존재한다. 그들은 부풀어 오르고, 하늘하늘 펄럭이며 모양을 쉽게 바꾼다. 특정 주름을 보여주는 것은 한순간이다. 사진 셔터를 누르고, 화면을 캡처해야 한다. 동작을 멈춘 주름은 종이와 캔버스 위에 크림처럼 짜인다. 파편들은 조각조각 해체되었다가 다시 조합되고 뭉쳐진다.

 

허가은은 회화 작가로서 이 세상에서 크림으로 짜일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있는 것들을 관찰해 왔다. 그림 액자, 성당 장식, 늘어뜨려진 천과 같은 곡선적인 장식을 드로잉과 페인팅으로 옮긴다. 개인전 <Creamy world>는 크림처럼 연약한 물성을 가진 것들이 클리셰로서 단단하게 굳어진 세계를 보여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