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23~2024) 2023 1.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오래된 조각상부터 오늘날 아이돌 의상까지, 다양한 주름을 관찰하여 작업으로 나타내고 있는 허가은이라고 합니다. 주름과 장식 같은 요소에 제가 집중하는 이유는, 경우에 따라 꾸며주는 대상을 부풀리기도 하고 숨기는 주름의 아이러니함 때문입니다. 2. 어떤 계기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어릴 때 저는 좋아하는 아이돌을 잘 그리고 싶었어요. 항상 연습장을 가지고 다니며 연예인 얼굴을 스케치하고, 그걸 친구들이 구경하곤 했습니다. 제가 여행을 다닐 때도 노트 한 권과 펜 한 자루를 가지고 다니면서 드로잉을 했는데요. 그런 간단한 드로잉은 저에게 작업의 완성도에 부담감을 주지 않고 어릴 때의 순수한 열정을 불러일으켰어요. 그 결과 제가 작가로서의 .. 더보기 작가 노트 (2023~2024) 2024 주름 모든 사물에 주름이 있다고 생각한다. 매끈하게 보이는 사물도, 잘 관찰하면 선, 결, 무늬 즉 주름이 있다. 주름을 가진 사물의 부드러운 속성을 주목한다. 페인팅 화면 안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주름들을 그린다. 주름은 선, 흐름, 공간이 합쳐진 개념이다. 주름을 붓질로 나타내고, 곡선의 흐름을 반복한다. 앞으로 나오고 뒤로 들어간 주름이 만들어낸 공간을 그린다. 드로잉 색연필로 선의 응집에 집중한다. 겹겹이 쌓이는 선으로 주름 조각과 여백의 조화를 이룬다. 매끈해 보이는 것들의 표면을 쪼갤 수 없는 세밀한 선으로 조각내어 단단한 형태를 만든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것을 추구한다. 옷 주름 인체가 움직이면서 옷 주름이 만들어내는 가변적, 능동적 공간을 그린다. 옷감과 피부 사이 공.. 더보기 권정현_접힌 주름, 클리셰를 펼치기 (2023) pdf 보기 접힌 주름, 클리셰를 펼치기 권정현 바로크는 끊임없이 주름을 만든다. (...) 바로크는 주름을 구부리고 또다시 구부리며, 이것을 무한히 밀고 나아가, 주름 위에 주름을, 주름을 따라 주름을 만든다. 바로크의 특질은 무한히 나아가는 주름이다. 철학자 질 들뢰즈는 바로크 양식의 주름에서 외부와 내부를 통과하는, 무한히 분화하는 잠재성을 발견한다. 들뢰즈가 보기에, 세계의 궁극적인 실체로서 모나드(Monad)와 바로크 건축물의 공통된 특질은 주름이다. 잠재성이 응축되어 있는 모나드는 주름으로 가득 차 있고, 바로크의 특질 역시 무한히 나아가는 주름이라고 들뢰즈는 해석했다. 그는 주름에서 끝없이 접히고 펼쳐지며 분화하는 ‘무한성’을 보았고, 그 무한성에서 역동적인 생성력을 발견한다. 주름은 무.. 더보기 작가 노트 (2019~2022) 장식을 관찰-재현-규정하기 (2022.10) 1장식은 선적이다. 여기 선을 긋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하나의 선만 그릴 수도 있고, 선을 중첩하여 또 다른 선을 그릴 수도 있다. 그 사람은 글씨를 쓰듯 자유롭게 손을 움직일 것이다. 선은 장인의 손을 거쳐 스커트 레이스의 구부러진 선, 액자 부조의 서로 이어지는 선, 또는 케이크 위 생크림의 노즐 자국 선이 된다. 선이 얇을수록 섬세한 장식이 되며, 고도의 기술력으로 이루어진 선은 사람의 마음을 자극한다. 장식은 선적이며 연약한 것에서 시작된다. 드로잉과 페인팅의 중간 지점에 있을 법한 합성물을 만든다. 드로잉은 그린 자국을 통해 어떻게 손을 움직였는지를 보여준다. 페인팅은 붓질한 곳에서 자연스럽게 차이를 만들어낸다. 작업은 붓으로 자국을 남기고 연필..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