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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23~2024)

2023 

 

 

1.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오래된 조각상부터 오늘날 아이돌 의상까지, 다양한 주름을 관찰하여 작업으로 나타내고 있는 허가은이라고 합니다. 주름과 장식 같은 요소에 제가 집중하는 이유는, 경우에 따라 꾸며주는 대상을 부풀리기도 하고 숨기는 주름의 아이러니함 때문입니다. 

 

2. 어떤 계기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어릴 때 저는 좋아하는 아이돌을 잘 그리고 싶었어요. 항상 연습장을 가지고 다니며 연예인 얼굴을 스케치하고, 그걸 친구들이 구경하곤 했습니다. 제가 여행을 다닐 때도 노트 한 권과 펜 한 자루를 가지고 다니면서 드로잉을 했는데요. 그런 간단한 드로잉은 저에게 작업의 완성도에 부담감을 주지 않고 어릴 때의 순수한 열정을 불러일으켰어요. 그 결과 제가 작가로서의 길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3.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요? 

저는 주름을 봅니다. 이미 누군가 표현하고 재현한 주름을 보고, 다양한 주름의 이미지들을 수집합니다. 제가 미술관에서 본 르네상스 회화, 조각 같은 오래된 예술품들과 만화와 애니메이션 등 서브컬처 이미지도 함께 저장합니다. 저는 단단한 완성품보다는 예상을 벗어난 것들로부터 작업을 시작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오래된 조각상 유물이 깨진 채로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거나, 가상 캐릭터의 모델링 등 신체가 기술적 오류로 어긋날 때, 입체의 내부를 엿볼 수 있었고 저는 그때 안도감을 경험했습니다. 그러한 경험을 통해 제가 이해하는 현상들을 작업으로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4.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제 방에는 제 작업의 시초가 되는 그림이 하나 있는데, 그 그림은 저에게 항상 기복 없이 비슷한 느낌을 주는 그림이에요. 그래서 저는 그런 그림을 그리자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겉은 잔잔하지만 속에는 여러 요소가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저는 요즘에는 잘라 붙인 것처럼 주름을 구성하고, 주름의 선 하나하나, 터치 하나하나를 그리는 시도를 하고 있어요. 이 세상에서 저의 취향인 것들을 찾아내고 골라내서, 모든 것을 솔직하게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작업할 계획입니다. 


2024

 

 

 

 

 

 

1.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허가은이고, 그림을 그립니다. 저는 옷 주름이 실제 모양을 숨기면서 장식하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부풀어 오른 치마 속에는 어떤 공간이 있을까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 있을까요? 그런 상상의 여지를 주는 주름 모양에 호기심을 갖고 작업하고 있습니다. 

 

2. 옆집미술은 신진 작가로 허가은님을 모시고 인터뷰하게 됐어요. 우선 예술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저는 자기 성찰적인 타입입니다. 저 자신을 알기 위해 제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를 알고자 노력했어요. 다른 나라로 여행을 다니고 인터넷 세상을 돌아다녔죠. 솔직한 마음으로 제가 좋아하는 것을 그리기 시작하니 그림에 진정성이 생기고, 주변인들이 알아주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3. 사용하는 주 매체와 주제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려요. 

제가 요즘 좋아하는 재료는 색연필입니다. 진하게 칠하는 것보다는 선을 그어 모양을 그려내는 데 집중합니다. 항상 뾰족한 상태를 유지해야 해서 한 손에 연필깎이를 들고 작업합니다. 미묘한 주름의 모양을 조각조각 떼어내서 그리기 때문에 캔버스에서도 섬세한 작업 방식을 고수합니다. 

 

4. 작가님 작품의 매력 포인트 한 가지만 부탁드려요. 

작품을 볼 때 상상을 즐길 수 있다는 점. 제 작품은 섬세하지만 추상적이고, 무엇을 그렸는지 바로 알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시간을 갖고 들여다보면 리본이 달린, 샤랄라한 의상을 입고 있는 사람이 보일지도 모릅니다. 관객의 재미있는 해석이 제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기도 해요. 

 

5. 작가로 활동하거나 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자기 세상을 넓히는 것입니다. 미술 전시를 보러 다니고, 독서나 영화 감상도 포함하여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제 키워드인 '주름'을 중심으로 마인드맵을 만들고, 새로운 가지를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며 참고 자료를 아카이빙하고 있습니다. 

 

6. 5년 뒤, 혹은 10년 뒤 미래를 상상해 보면 어떤 모습인가요? 

제가 학부 졸업 전시를 한 지 2년이 지났는데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5년 후에는 유명한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전시하는 것을 상상합니다. 우선 그림에 대한 열정이 한결같아야겠지요. 졸업 전시를 위해 밤늦게까지 그림을 그리고, 전시 설명 글을 쓰고, 사다리를 타며 페인트칠했던 열정이 계속되기를... 

 

7.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나, 홍보할 것이 있다면 이 자리를 빌려 해주세요. 

제 2024년 운세에 '협력할 동료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작업을 공유하고, 얘기를 나눌 동료를 항상 모집하고 있습니다. 작업실에 놀러 오세요! 재밌는 것이 많답니다.